서론
전세계적으로 동물복지에 관한 관심이 중가하고 있으며 양계산 업에서도 다양한 동물복지 기준들이 제시되어 있다. 육계의 동물복 지는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 하여 닭을 건강하게 사육하고 안전한 닭고기를 생산하는데 목적이 있다(Meluzzi & Sirr, 2009). 복지기준은 주로 계사 내 급이기 공간, 조명, 사육밀도, 환기, 횃대 등의 상태를 판단한다. 이 중 횃대는 닭이 외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식처의 역할을 하며(Newberry et al., 2001), 현대 육계 사육에서 횃대는 다른 닭들과의 접촉에서 기인되는 고밀도, 고온, 카니발리즘 등의 스트레스를 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Heckert et al., 2002). 닭은 횃대에 오른 후 다리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므로 육계에게 횃대를 제공하는 것은 다리의 골격발 달과 근육성장에 효과가 있다(Yoo, 2007). 또한 횃대에서 휴식하 는 닭은 분변이 섞인 산성 바닥으로부터의 접촉을 피할 수 있으므 로 가슴, 무릎 및 발바닥에 발생하는 피부염증이 감소한다(Ventura et al., 2012;Yan et al., 2014;EFSA, 2015;Ohara et al., 2015).
국내 육계의 동물복지 기준에서 횃대는 3~6 cm의 두께로 1천 수당 2 m씩 제공해 주어야 하며, 벽에서 20 cm 이상 떨어진 위치에 10∼100 ㎝ 높이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육계사 내에 횃대를 제공하는 것은 외국의 동물복지 인증기준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육계가 실제 횃대를 이용하는가와 같은 실용성에 관해 논란이 있다(Cheon et al., 2021). 또한 횃대의 소재, 각도 및 높이와 같은 연구는 주로 산란계를 대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LeVan et al., 2000;Pickel et al., 2010), 육계에서 활용되는 횃대의 두께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실용적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홰의 두께가 3~6 cm라는 포괄적 기준보다는 육계의 사육일령이나 횃대 이용성에 따라 두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육계의 사육전기부터 사육후기까지 횃대를 두께별로 제공하고 육계의 다리건강과 높은 이용성을 보이는 홰를 구명하기 위해 진행한다.
재료 및 방법
1. 실험설계 및 사양관리
1일령 육계(Ross ⅹ Ross) 288수를 11일령까지 횃대가 없는 일반 평사에서 사육한 후 12일령부터 24개의 독립된 공간에 분배 하였다. 모든 공간의 육계 평균체중은 320±10 g으로 균등하였으 며, 가로 1.5 m ⅹ 세로 1.1 m의 공간에 12수씩 수용(7.3 수/m2)하 여 42일령까지 사육하였다. 각 펜은 일반 평사사육(대조구)과 3개 의 횃대 처리구(두께: 3, 4 및 5 cm)인 총 4개의 그룹을 6반복으로 구성하여 사양실험을 실시하였다. 횃대는 나무로 제작된 사각모양 이며 육계가 발바닥으로 편히 잡을 수 있도록 각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었다. 횃대의 길이는 각 펜마다 1.3 m씩(0.11 m/수) 제공하였 으며,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바닥에서 15 cm, 벽에서 25 cm 떨어 트려 설치하였다. 바닥소재는 왕겨를 깔집으로 사용하였으며, 육계 를 분배하기 전에 바닥으로부터 약 5 cm정도로 평평하게 깔아주었 다. 사료는 지름 40cm의 원통형 급이기를 통해 무제한으로 공급하 였으며, 음용수는 닙플을 통해 자유롭게 섭취하도록 하였다. 기초 사료는 옥수수와 대두박 위주의 가루형태로 Aviagen (2019)의 영 양소 요구량을 충족시켜주도록 사육 전기(12~24일령)에는 대사에 너지 3,100 kcal/kg, 조단백질 21.5%로, 사육 후기(25~42일령)는 대사에너지 3,200 kcal/kg, 조단백질 19.5%의 수준으로 배합하였 다(Table 1). 온도는 실험 초기(12일령)에 29±1℃로 시작하여 35 일령까지 22±1℃가 되도록 2, 3일마다 점차적으로 온도를 낮춘 후 사양실험 종료까지 유지하였다.
2. 조사항목 및 방법
2.1 체중, 증체량, 사료섭취량 및 사료요구율
육계의 체중은 사양실험 종료 시점(42일령)에 모든 개체를 측정 한 후 사양실험 시작 시점(11일령)과 비교하여 각 반복의 평균 증체량을 계산하였다. 사료 섭취량은 각 반복을 기준으로 전체 사 료 제공량에서 잔량을 공제하여 측정하였다. 사료요구율은 각 반복 의 사료섭취량에서 평균 증체량을 나누어 계산하였다.
2.2 Footpad dermatitis (FPD)와 Hock burn (HB) 지표
육계의 FPD와 HB지표는 사양실험 종료 시에 각 처리구 당 5개의 반복에서 10수씩 확인하였다(처리구 당 50수). 측정결과는 각 처리구별로 FPD와 HB지표를 대입하여 해당되는 값에 대한 육계의 마릿수를 나타내었으며(Sore count), 각 처리구의 반복 (n=5) 내 FPD와 HB의 평균 값을 이용하여 통계처리 하였다(Sore average). 분변이나 깔짚으로 육계의 발바닥이나 뒤꿈치가 오염되 었을 경우 젖은 수건으로 조심스럽게 닦아준 후 지표를 확인하였으 며, Fig 1에서 나타낸 바와 같이 FPD지표는 0(병변 없음), 1(약간 의 병변), 2(심한 병변) 및 3(전체적으로 심각한 병변)으로 구분하 였고, HB지표는 0(상처 없음), 1(약간의 상처), 2(심한 상처) 및 3(전체적으로 심각한 상처)로 구분하여 명시하였다(Welfare Quality, 2009).
2.3 육계의 횃대 이용 횟수와 시간
육계의 행동은 비디오 녹화를 통해 측정하였다. 모든 처리구에 내부가 모두 보이도록 계사 천장에 CCTV를 설치하여 매일 오전 11~12시에 녹화하였다. 횃대이용 횟수는 1시간동안 각 반복 내 모든 육계(12수)가 횃대를 올라간 횟수를 나타내었다. 횃대이용 시간은 1시간동안 반복 내 모든 육계(12수)가 횃대를 이용한 시간 을 합하여 나타내었다. 행동측정은 행동 분석 프로그램(Behavior observer program, Noldus, Netherlands)를 사용하였으며, 육계 가 횃대에 2초 이상 안착한 경우에만 횃대이용 횟수와 시간으로 간주하여 측정하였다.
3. 통계분석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SAS (Statistical Analysis System, 9.2 Version, Cary, NC, 2002)의 General Linear Model (GLM)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처리구간 값을 Duncan의 다중검정 방법 을 통하여 95% 수준으로 통계적 차이를 구명하였다.
결과 및 고찰
횃대의 유무와 두께가 육계의 체중, 증체량, 사료섭취량 및 사료 요구율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Table 2). 이와 유사하게 Heckert et al. (2002)와 Hu et al. (2019)는 육계사 내 횃대의 제공이 육계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하였다.
평사에 3, 4 및 5 cm 두께의 횃대를 각각 제공한 후 육계 다리에 서 FPD와 HB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본 연구결 과 육계사 내 횃대의 유무나 두께가 FPD지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HB지표는 횃대를 제공한 모든 처리구에서 제공하지 않은 대조구에 비해 유의적으로 개선되었다(p<0.05). 또한 4와 5 cm 두께의 횃대 처리구에서 3 cm보다 HB가 현저히 개선되었다 (p<0.05). 육계의 다리에서 FPD과 HB는 각각 발생하는 시간이 다르며, 대부분 육계사 바닥의 분변이나 자극물질에 접촉해 발생한 다(Haslam et al., 2007). 횃대를 제공할 경우 육계의 다리와 바닥 의 접촉을 줄여서 다리의 피부염증이 감소하며, 닭의 움직임을 자 극하여 다리근육을 발달시킨다(Ventura et al., 2012;EFSA, 2015). 본 연구에서도 횃대의 제공을 통해 육계의 다리건강이 개선 되었으며, 특히 4와 5 cm 두께의 횃대에서 HB증상이 현저히 감소 하여 육계에게 가장 적합하였다.
육계가 횃대에 올라간 횟수와 시간을 사육기간에 따라 조사한 결과(Table 4), 횃대 이용 시간은 사육 전기가 사육 후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Hongchao et al. (2013)의 연구에서 육계 는 사육후기(4~5주령)가 사육전기(2~3주령)에 비해 횃대를 많이 사용한다고 보고하여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원인은 본 연 구 사육밀도(7 수/m2)와 선행연구 사육밀도(16 수/m2)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으로 사료되는데, 육계는 높은 사육밀도(16 수/m2이상) 에서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휴식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자 횃대에 더 자주 올라간다(Martrenchar et al., 2000;Tablante et al., 2003;Hongchao et al., 2013). 그러므로 선행연구의 높은 밀도에 서 사육된 육계는 본 연구의 낮은 밀도에서 사육된 육계와 비교하 여 사육후기에 횃대를 더욱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Pettit-Riley & Estevez, 2001). 한편, 본 연구결과에서 전체 사육기간 동안 3 cm 두께의 횃대를 제공한 처리구가 4와 5 cm 처리구에 비해 횃대에 올라간 횟수가 높았다(p<0.05). 반면에 5 cm 처리구에서 횃대 이 용 시간이 가장 길었고(p<0.05), 이용 횟수 대비 횃대 이용 시간도 가장 높았다(p<0.05). 즉, 3 cm 횃대에 올라간 육계는 상대적으로 단시간 내에 횃대에서 내려왔으며, 5 cm 횃대에 올라간 육계는 한번 횃대에 안착한 후 장시간 횃대를 이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횃대의 두께가 횃대를 이용 중인 육계의 안정감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Pickel et al. (2010)도 횃대의 두께는 산란계 의 횃대 이용성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으며, 사각형 횃대의 경우 2.7~3.4 cm의 두께에서 장기간 횃대를 이용한다고 하였다. 반면에 Norring et al. (2016)은 2.2 cm와 5 cm 두께의 둥근 횃대는 산란 계의 횃대 이용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서 육계에서도 횃대이용성은 횃대의 재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LeVan et al., 2000;Hongchao et al., 2013). 본 연구에서도 육계에게 사각형 횃대의 제공은 횃대의 두께에 따라 그 이용성이 달랐으며, 5 cm 두께는 3과 4 cm보다 횃대에서 장기 간 휴식을 취했으므로, 육계가 더욱 편안하게 이용한 것으로 사료 된다.